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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건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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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시제철

서울도시건축센터의 도시제철은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공간과 브랜드 등 도시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프로젝트이다.

일정 주제 키워드 참가자 요약
2020.09.29 1회: 놓치지 말아야 할 도시이야기, 도시제철 공유공간, 복합문화공간, 박지빈_유니온플레이스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일상생활 중심의 복합 공유공간을 만들어가는 기업의 운영 노하우
2020.10.28 2회: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기록하다 매거진, 라이프스타일 정지연_브리크매거진 개성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주택들을 기록하는 매거진을 통해 주거 공간의 변화 소개
2020.11.26 3회: 어떻게 비우고, 무엇으로 채우는가 유휴공간 최원석_프로젝트 렌트 ‘어떻게 비우고, 무엇으로 채우는가‘, 온라인의 다양한 콘텐츠를 도시의 빈공간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

[스몰전시 - Con : text]
[9월의 쇼케이스] 도시 공유공간의 패러다임을 읽다
[10월의 쇼케이스] 도시생활자의 주거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하다
[11월의 쇼케이스] 감각이 살아 있는 공간 플랫폼을 만들다

[스몰전시 - Con : text]

일정: 2020.09.23-11.25
장소: 서울도시건축센터 2층 라운지
주제: 도시인에게 필요한 공간과 브랜드를 소개
내용: 새로운 도시 형태와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일곱개의 공유공간과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그들의 생각과 철학, 비전에 대한 리서치

[스몰전시 - Con : text]

* 전시 설문 대상 브랜드 *
맹그로브, 유니언플레이스, 담화관, 공공그라운드, 로컬스티치, 서울하우징랩, 어반하이브리드

도시 공유공간과 커뮤니티 문화를 알아보고, 공간 플랫폼과 커뮤니티 콘텐츠를 공유하고자 했다. 리서치 자료 수집을 위해 도시 공유공간 및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17곳의 브랜드에 리서치 의뢰를 진행하고, 그 중 7곳의 브랜드와 함께 스몰전시를 준비하였다.두 개의 보드에 각각 'Q&A 카드'와 '디렉토리 카드'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Q&A 카드'
Q1과 A1의 연결을 시작으로 Q12와 A12에 이르는 동안 도시를 만드는 공간 기획자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살펴본다. 질문은 브랜드의 비전, 커뮤니티 이야기, 지속가능한 발전 등 세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전시 기물의 세 가지 컬러를 기반으로 주제와 연결하고, 아이콘과 키워드를 삽입해 질문・답변을 뒷받침하는 시각적 요소와 재미 요소를 더했다.

RED - 브랜드 비전 및 철학

RED - 브랜드 비전 및 철학

YELLOW - 사람과 커뮤니티

YELLOW - 사람과 커뮤니티

BLUE - 지속가능한 발전

BLUE - 지속가능한 발전

'디렉토리 카드 보드'
'디렉토리 카드 보드'에는 리서치에 참여한 일곱 개 브랜드의 주요 정보를 담아 전시 관람객이 관심 있는 기업의 정보를 직접 수집하고, 새로운 도시 공간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일곱 개 브랜드의 비전, 핵심 키워드, QR코드, 약도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디렉토리 카드에는 서울도시건축센터 <도시제철> 프로젝트를 상징하는 전시 보드와 벤치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 요소가 추가되어 있다.

브랜드 디렉토리 카드

브랜드 디렉토리 카드

'추천 도서 벤치'

추천 도서 벤치

더불어 보드와 함께 제작된 벤치에는 공간 기획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준 실마리자, 도시 공간 개선을 위해 앞장서는 서울도시건축센터의 생각을 읽어보는 추천 도서를 비치해, 새로운 시야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서울도시건축센터 아카이브 목록에서 #도시제철 키워드 검색)

[9월의 쇼케이스] 도시 공유공간의 패러다임을 읽다

도시의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유니언플레이스'와 '유니언타운'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겪은 현장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공유공간의 패러다임을 읽다-복합문화공간탄생의 배경
유니언플레이스 CBO 박지빈은 <도시 공유공간의 패러다임을 읽다>를 주제로 공간 기획자가 바라보는 도시 개발의 패러다임 변화와 생활자 중심의 공유공간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도시와 사람들'이라는 프롤로그로 시작된 강연에서 그는, 대표적인 도시 '서울’을 예시로 도시 개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온 네 가지 단계에 주목했다.
첫 번째는, 조선시대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인구 증가'다. 인구가 집중되는 만큼 도시 개발이 필수였고, 그에 따라 점차 도시가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소득 수준의 증가'로 경제가 발전하며 대규모 개발 병행으로 양적 수치의 증가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사람들의 생활환경에 맞춰 세 번째 단계인 자연스러운 '시대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고, 네 번째 단계인 '도시 공간의 변화'를 위해 질적 성장을 목표하는 기획자들의 시대가 개막되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도시 공간의 변화는 '사람들의 가치관'의 변화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과 경제적 여건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물건' 중심의 시대를 지나, 생활의 균형과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존중에 따른 '생활' 중심의 시대가 도래하며, 공간 기획자들이 '생활자 중심의 공유공간'에 더욱더 깊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의견이다.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하는 좋은 공간의 탄생, 이것이 곧 복합문화공간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고 전했다.

메인 스피커 박지빈 유니언플레이스 CBO

메인 스피커 박지빈 유니언플레이스 CBO

운영진에게 듣는 현장 이야기
유니언타운 당산센터 운영팀장 임성빈, 공간디자인 설계 팀장 한진수와 함께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메인 스피커인 박지빈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현장의 고민과 사용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수평적인 마을 공간을 '유니언타운'이라는 수직적인 구조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문화를 형성하는 방법과 고객의 특성을 파악한 공간 기획의 핵심, 커뮤니티의 중심에서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공간 기획자'의 자세와 역할이 무엇인지를 돌이켜보았다. 사전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시민들의 고민을 함께 점검하고, 향후 도시 공간의 모습을 그려보며 쇼케이스가 마무리되었다.

모더레이터 박지빈 유니온플레이스 CBO / 패널 유니언타운 임성빈 팀장, 한진수 팀장

모더레이터 박지빈 유니온플레이스 CBO / 패널 유니언타운 임성빈 팀장, 한진수 팀장

[10월의 쇼케이스] 도시생활자의 주거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하다

전 세계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2020년, 그 역사를 기록할 페이지도 이제 두 장 남짓 남아있다. 2020년의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의 농도를 확인하던 아침과 달리 매일같이 다급한 울림과 함께 찾아오는 '긴급재난문자'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쓴 채 집을 나서는 것이다. 또한, 내가 방문했던 모든 곳에 나의 일상이 '기록'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기억력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조작되거나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록된 일상들'은 역학조사에서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무언가를 꾸준히 기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개인이 아닌 타인 혹은 공공을 위해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노고와 정성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대변하기도 한다.
'기록의 중요성'은 접촉 불가의 상태가 된 현재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검색만으로 다양한 기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던 것을 넘어 그 정보들을 얼마나 잘 보여줄 것인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등 부차적인 내용이 더해지고 있다. 이는 '아카이브' 혹은 '아카이빙'이라는 단어로 전문성을 강조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단어는 많이 사용할수록 그 의미가 불분명해지고, 변질되기 쉽다. 아카이브 된 기록들은 훌륭한 정보력을 갖고 있음에도 더 자극적이고 확인되지 않는 거짓 정보에 자취를 쉽게 감추기도 하며,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채 분산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면, 아카이브의 홍수 속 더욱 분명한 뜻을 찾고 자신만의 가치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법이지 않을까? 마치 작은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견고한 건물을 쌓는 것처럼 말이다.

도시를 기록하는 '브리크매거진(BRIQUE Magazine)'
벽돌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브리크(Brique)'에서 착안한 브리크매거진은, 도시생활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노력을 발굴하고, 기록하며, 다양한 주거 공간을 담는 온・오프라인 미디어 기업이다. 많은 사람이 선호하고 삶을 영위하는 아파트. '평범함・접근성・밀집성'이라는 수식에는 무척이나 어울리는 단어였지만, '다양성・차별화・창의력' 등의 단어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하지만 주거를 둘러싼 업무의 다양화, 주거 방식의 변화, 삶을 바꾸는 외부적 요인 등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닥뜨리면서 도시인의 주거 공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브리크매거진은 이 점에 주목했다. '1,000개의 집을 쌓자'는 목표로 도시인의 다양한 삶과 라이프스타일을 담고자 첫발을 내디딘 것이 매거진의 시작이었다.

브리크매거진 홈페이지 'Projects'

브리크매거진 홈페이지 'Projects'

브리크매거진 CEO 정지연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의・식・주, 세 가지 요소가 각각의 콘텐츠로 다뤄질 때 모습은 어떤지를 분석해봤다."라며 매거진의 방향성을 구체화한 시기를 회상했다. 그들은 '의'와 '식'을 다룬 콘텐츠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종류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즐거움을 전하는 반면, '주'는 매우 전문적이거나 '의'와 '식'을 뒷받침하기 위한 실용적인 리빙 정보에 치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콘텐츠 미디어 기업'으로 방향성을 잡아가며, 라이프스타일로 '주'를 규정할 때는 주거 공간과 그 안의 도시인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담겨야 한다고 정의했다.

<도시제철> 쇼케이스 프로젝트 시즌 2 - 브리크매거진 정지연 CEO 인터뷰 모습

<도시제철> 쇼케이스 프로젝트 시즌 2 - 브리크매거진 정지연 CEO 인터뷰 모습

주거 공간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결코 가볍게 바라보지 않는 태도에서 도시인의 새로운 삶이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양한 건축물 사이에서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가공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도시(City)', '공간(Space)', '사람(People)'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브리크만이 지닌 독특한 시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곧 도시 구성원들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 기록하고, 또 그것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새로움을 전달하는 일이 되었다. 주거 공간을 고민하는 도시인과 도시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디자이너와 건축가, 인테리어 전문가, 즉 건축과 라이프스타일 사이의 '통역사(Translator)' 역할을 하며 매거진의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점은 바로 브리크매거진의 차별화된 '온라인 아카이빙'에 있다. 온라인 전환이 대중화되면서 누구나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쌓아가지만, 단순히 쌓아두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모든 정보를 온라인으로 기록하되, 깊이를 더할 스토리, 현장의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취재 기사,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건축 등은 오프라인으로 확장하여 풀어낸다. '소장하고 싶은 책 같은 잡지'를 만드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렇게 다양한 시선이 담기는 데에는 브리크매거진 구성원의 역할도 한몫한다. 세 가지 키워드를 나만의 키워드로 해석하고, 다시 매거진이 지향하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다양한 시선이 녹아든다. 도시를 기록하는 매거진 속의 정보들이 하나의 작은 도시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유다.

도시 주거에 대한 시선-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 브리크매거진은 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기 위해 시즌 1을 거쳐 시즌 2를 맞이했다. 판형의 변화, 콘텐츠 구성 내용 확대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대대적인 변화였지만, 이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도시'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도시는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을 뜻한다. 이러한 이유로 보통은 수도나 광역시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고, 문화 공간이나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도시로 인지하기 쉽다. 이것은 '수도 과밀화 현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몇몇에 집중된 편의성과 편리성 때문에 사전적 의미가 이미지로 쉽게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그 안을 살아가는 '도시인'에게도 도시는 단순히 '수도', '행정구역'만의 의미일까?
행정구역상 또는 사전적 의미・현상의 '도시'로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비춰볼 때, 그 뜻은 매우 편협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도시인이 휴식을 위해 다른 지역을 방문하거나, 다른 공간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하거나, 공유 주택에 머무르는 등의 모든 행위까지도 하나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가 아닌 '도시인'에 주목한다. 도시인이 원하는 주거 공간, 라이프스타일, 필요로 하는 공간, 보충되어야 하는 공간 등 일과 삶이 연결되는 부분의 확장을 통해 '도시는 곧 도시인'이라는 규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한국의 주거 공간은 유례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탈(脫) 아파트' 현상이다. 물건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보다 삶에 맞게 사용하는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공간이 많아진 것이다. 집에 얽매이지 않고, 공간 사용 방식에 규정을 두지 않아 유연성이 높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공유 주거에 대한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노마드(Nomade)' 삶의 실현 가능성이 구체화한 것 역시 아파트를 벗어나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경험・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직장과 가까우면서 나머지 시간은 자신을 위해 활용하고자 하는 직장인들의 욕구 또한 증가하여 '직주근접', '직주일치' 등 아파트가 아닌 공간에서 삶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코로나를 겪으며 이런 상황은 오히려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를 지나더라도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 혹은 다른 환경적 요인의 발생으로 외부와 단절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팬데믹 현상을 겪으며, 집(주거 공간)을 부동산적 가치가 아닌 자아실현이 가능한 공간적 가치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주거 공간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비로소 바라보게 된 것이다. 단순히 꾸미고, 즐기는 미적인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외부 위험요인에서 개인을 지켜주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적인 영역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아쉬운 점 한 가지가 있다면, 지금의 변화를 이끈 많은 현상은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많다는 점이다. 주거 형태를 선택하고, 주거의 장소를 변화하는 것들이 활용하고, 사용하는 차원에서 멈춰있는 것이다. 이것이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협업이 중요한 시점이다. 정지연 CEO는 "민간의 창의력과 공공의 추진력이 함께 연결되는 형태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위스테이 별내'를 우수 사례로 언급했다.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인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위스테이 별내는, 공공이 민간임대주택을 지원하고 입주자가 협동조합을 결성해 주택 공급 및 운영 주체로 참여한 공공과 민간의 협업이 돋보이는 사례다. '아파트형 마을공동체'라는 주거 모델을 도입해 민간(개인)이 직접 공공의 영역에 들어와 참여하도록 하여, 주거 공간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후문을 전했다.
<도시제철> 쇼케이스 시즌 2에서는 브리크매거진의 다양한 도시 기록 사례를 통해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도시에 대해 살펴본 시간이었다. 브리크매거진은 '도시인(사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적인 개념(도시)'에 다가서기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고, 1,000개의 아카이빙을 넘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다짐했다. 삶의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과 살기 좋은 도시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주거 형태를 고민하는 현재, 도시의 시간과 공간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센터가 생긴 것에 환영의 뜻을 전하며 좋은 취지의 공공의 시설인 만큼 시민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응원을 더했다.
‘공간에는 결국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공간도 사람의 손길이 닿고, 발길이 이어져야 제 가치를 드러낸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의 제철을 만난다는 것 또한 '순간을 기록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일주일 동안 나의 일상이 빼곡히 기록된 곳이 어디였는지 잘 떠올려본다면, 그 안에 숨어있던 도시제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나 자신이 누군가의 도시제철이 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11월의 쇼케이스] 감각이 살아 있는 공간 플랫폼을 만들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공간을 어떻게 꾸미는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내가 직접 고른 혹은 만든 소품들로 공간을 채우며 '나만의 공간'에 애정을 기르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 시장 성장의 한 면에는 공간을 잘 꾸미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와 맞물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이제는 단순히 꾸미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간을 어떻게 '창의적(Creative)'으로 꾸미는가에 관한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가변이 쉽지 않은 물건이나 공간을 쓰임새 있게 사용한다는 것은 공간에 관한 높은 이해도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고민이 담겨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거실은 거실로, 안방은 안방으로, 창고는 창고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역할에 맞게 사용했다. 현재는 거실을 서재로, 안방을 영화관으로, 창고를 작은 카페로 사용하고자 하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며, 공간은 점차 자아를 실현하는 맞춤형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작정 비우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비우고,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라는 고민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채광이 가득한 안방을 침실이 아닌 나만의 쉼터로 만들고 싶다면, 침대가 아닌 소파나 테이블을 들여놔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구의 위치를 어디로 선정할지, 어울리는 소품을 둘 것인지, 기존의 짐은 어떤 공간으로 이동할 것인지. 여러 고민이 담겨야 있어야 원하던 공간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공간뿐 아니라 도시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많은 것들이 채워지다 못해 흘러넘치는 도시에서는 많은 것들이 빠르게 비워지곤 한다. 다시 빠르게 채워져 가는 공간을 보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는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제 채운다는 건 더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흐름이다. 비움 이후의 채움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버리고 파괴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공간은 하나의 역할만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물건을 사고파는 단순한 곳을 넘어 경험하고, 축적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모습을 갖춰야 한다.
과거와 현재가 오묘하게 뒤섞인 '성수'에 소비의 공간이 아닌 경험의 공간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프로젝트 렌트(Project Rent)'와 함께 <도시제철> 11월의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그들이 생각하는 콘텐츠와 공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프라인 매거진 ‘프로젝트 렌트’, 도시의 비어있는 공간에 좋은 브랜드들을 알려주고, 브랜드와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

ⒸPROJECT RENT

ⒸPROJECT RENT

최근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오로지 온라인으로 상품을 알리고, 고객과 소통하는 브랜드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이 익숙한 세대를 겨냥한 좋은 시도로 보이나 소비의 폭이 넓어진 만큼 휘발성 또한 강해졌다. 오랜 시간 함께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 경험'이 충족되어야 하는 시대. 온라인에서 충족할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해소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샘플을 주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동 인구의 변화와 높은 임대료, 관리・운영의 부담 등 다양한 이유로 이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젝트 렌트'의 시작은 이러한 부분과 맞닿아 있다. 도시의 비어있는 공간에 좋은 브랜드들을 알려주고, 브랜드와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 그들의 시작점이었다.
대여할 수 있는 많은 공간과 달리 프로젝트 렌트가 사람들에게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판매를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전시처럼 가볍게 공간을 둘러볼 수도 있고, 마음에 들어도 원하지 않으면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된다. 브랜드를 만든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브랜드의 제작 이유와 의미도 가까이에서 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른바 "콘텐츠를 담는 오프라인 매거진"의 역할로, 팝업 매장의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주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상품을 체험하며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함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브랜드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지닌 힘을 발산할 수 있도록 돕고, 서로 관계를 맺으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을 오롯이 그들의 힘으로 실현하고 있다. "Small Brand, Big Story"라는 슬로건처럼 오직 하나의 브랜드와 하나의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오프라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점이다.
프로젝트 렌트 최원석 대표는 공간을 찾는 브랜드, 공간을 찾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판매 자체는 온라인으로 가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오프라인에서 조금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관점에 누구나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브랜드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브랜드의 성장'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최원석 대표는 "브랜드의 진화점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며, 단순히 매출을 많이 올려서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성장을 통해 자연스러운 매출 증가로 연결되도록 하는 과정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분이라도 작게 빨리 시도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며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확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콘텐츠의 힘
코로나19 이후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었고, 프로젝트 렌트 또한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황. 하지만 이들은 당장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멈춰있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이 브랜드의 매력을 설명해줄 것인가'라는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좋은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즉, 오프라인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셈이다. 브랜드가 '고객 경험'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한 가지 달라진 포인트가 있다면 '직접적인 체험'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루이비통의 <브랜드 전시>, 시몬스의 <팝업 스토어>, 프라다의 <플라워 캠페인>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다양한 형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브랜드 고유의 성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흐름은 브랜드를 넘어 '로컬(Local)'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동네, 옆 동네라는 정겨운 이미지를 포함한 하나의 브랜드로 기능하는 '로컬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과 도전 의식을 깨워주고 있다. 수없이 많은 공간을 통해 브랜드와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목표인 이들이 로컬과 도시를 만나 점차 모습을 확장해가고 있다. 성수동에 터전을 잡았던 프로젝트 렌트가 '이대'로 향한 특별한 이유는 서대문구청의 요청으로 '죽은 상권 살리기'를 해보자는 시도에서였다고 한다. 상권이 망가지는 것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동 인구를 서서히 늘어나게끔 한다는 것이 목표다. 최원석 대표가 생각하는 죽은 상권이 생기는 이유는 지역에 묻혀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지역 주민이 알아차리는 것이 어렵고, 그것이 개발되지 않아 외지인이 소비해야 하는 지역 활성화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최원석 대표는 향후 2~3년 동안을 '로컬'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비즈니스 키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 예상하며,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훔칠 매력적인 콘텐츠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1년 동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 바로 '부산'이라고 이야기하며, 최근 로컬과 새로운 도시로 확장된 개념의 프로젝트를 전시했다. 부산을 주 무대로 나무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키미누(김민욱) 작가'의 전시를 성수에서 개최하여, 공간을 연결하는 플랫폼에서 서울과 부산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연구했다고 한다. 근대시대의 모습부터 시작해 구석구석 남아있는 문화적 자원이 많고, 이러한 문화적 단서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부산의 장점으로 꼽았다.

도시를 담는 미래 공간
좋은 생각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좋은 브랜드를 찾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최원석 대표는 책 속의 한 구절을 이야기하며, "센스가 좋다는 건 결국은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 것 모두를 경험해봤을 때 중간지점을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생각의 모든 원천은 '경험치'에서 비롯한다. 하나하나에 관심을 두고 호기심을 가지며 경험치를 쌓고, 그것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차례차례 확장해가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기보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즐기기 위해 어떤 형태로 보여줄 것인가라는 연습을 하다 보면 충분히 그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방법은 '생산자의 마인드에서 소비자의 마인드로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물리적 가치를 중요하게 따지는 것이 아닌 그 콘텐츠 혹은 물건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인가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이다. '만드는 나'가 아닌 '사는 나'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렌트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렌트'와 함께한 <도시제철> 쇼케이스 시즌 3에서는 콘텐츠가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다시금 그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좋은 브랜드를 찾는 감각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을 위해 호기심을 일상처럼, 일상을 낯설게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규모를 늘려가는 것보다 '작은 브랜드들이 조금 더 빨리 성장하게 도와주고 싶다'라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브랜드의 신뢰성과 매출에 도움을 주고, 그들이 본격적인 '비즈니스 스테이지(Business Stage)'에서 많은 소비자・브랜드와 접점을 만들어낼 팝업 공간 플랫폼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금의 시기에서 공간과 건축이란 개념은 다음 세대로 가기 위한 '하나의 도전'을 맞이하고 있고, 이런 점에서 프로젝트 렌트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최원석 대표는 고민을 함께 나누고, 무엇이라도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공간과 건축도 새롭게 진화한다면, 훨씬 더 의미 있고 좋은 시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응원의 말을 덧붙였다.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도시 그리고 사람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지금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시도했던 작은 움직임이 <도시제철>로 탄생했고 세 번의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전형적인 주거 형태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도시 주거가 더욱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 사전적 정의가 아닌 '도시인을 도시'로 새롭게 바라보는 기록의 중요성, 전달의 기능을 뛰어넘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확장하여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도시제철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스스로 비운 것과 채운 것은 무엇인지 느껴보자. 비워진 곳을 채우는 방법을 깨닫게 될 때, 우리의 도시제철을 다시 새롭게 시작될 것이다.

운영 : 프럼에이